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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움(ODIUM) – 쿠마 켄고가 설계한 ‘소리를 위한 건축’

1. 소리를 건축으로 짓는 건축가, 쿠마 켄고건축가 쿠마 켄고(Kengo Kuma)는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건축가다.그는 늘 "건축은 풍경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이 말은 단순한 미학적 수사에 그치지 않는다.그의 건축은 자연에 녹아들되, 자연과 싸우지 않으며,재료 자체의 물성과 감각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존재한다.쿠마 켄고는 시멘트와 유리 같은 무기질 재료보다는나무, 돌, 흙, 종이, 직물 같은 유기적 재료를 주로 사용해왔다.그 이유는 단 하나, ‘감각이 반응하는 건축’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그에게 건축은 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며,공간은 이동의 흐름이 아니라 머무는 공기와 촉감으로 구성되어야 한다.그런 그의 손에서, 서울 한복판에 ‘소리의 공간’을 위한 특별한 건물이 하나 완성됐다.그곳이 바..

건축가 분석 2025.06.27

버스정류장 하나에도 철학이 있다면 – 작은 공간, 큰 의미

1. 우리는 매일 ‘작은 건축물’을 지나친다도시를 걷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잠시 멈추는 공간이 있다.바로 버스정류장이다.버스정류장은 우리의 일상에 너무도 익숙한 풍경이기 때문에,그 구조물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사람은 많지 않다.하지만 이 작은 대기 공간에도 도시의 리듬, 사회의 감각, 건축의 철학이 스며 있다.버스정류장은 단순히 버스를 기다리는 곳이 아니다.그곳은 사람이 멈추는 공간, 도시와 접속하는 순간, 공공의 흐름을 정지시키는 장치이기도 하다.그리고 이 작고도 짧은 ‘머무름’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한 도시가 얼마나 사람을 배려하는가가 드러나기도 한다.2. 정류장은 ‘대기’가 아니라 ‘배려’의 장소다건축가 알바 알토는 "건축은 인간의 행동을 담는 그릇이다"라고 말했다.그 말은 버스정류장처럼 작..

건축과 사회 2025.06.27

이타미 준의 제주 건축, 왜 그는 바람을 따라갔을까?

1. 바람을 건축한 남자, 이타미 준제주도의 돌과 바람, 물, 그리고 하늘.이 풍경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것을 건축으로 번역해낸 건축가가 있다.그는 일본인으로 태어나 한국에서 삶을 마치고,프랑스 예술문화훈장을 받은 세계적인 예술가이자 건축가 – **이타미 준(伊丹潤)**이다.이타미 준은 2000년대 초반 제주도에 일련의 건축 작업을 남기며,‘한 건축가가 하나의 섬을 품은’ 드문 사례로 평가받는다.그의 건축은 제주도에서만 가능한 자연과의 대화를 통해,공간이 감정을 움직이고, 건물이 사유의 매개체가 되는 방식을 탐구했다.그중에서도 ‘바람’은 그의 제주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다.이타미 준은 바람을 막지 않았고, 건축으로 바람을 품었다.그는 제주도라는 땅이 가진 조건을 ‘극복’하려 하지 않고,그것과 함께 ..

건축가 분석 2025.06.27

“내 기분은 역이 정한다?” – 서울 지하철역 설계와 감정의 관계

1. 매일 스쳐 지나가는 공간, 그러나 기분에는 큰 영향서울 시민의 상당수는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지하철에서의 이동과 대기에 사용한다.특히 출퇴근 시간은 고정 루틴의 일부로 반복되기 때문에, 지하철역이 주는 환경적 자극은 누적되어 심리적 영향을 미친다.우리가 특정 역에서 기분이 더 가라앉거나, 반대로 안정감을 느끼는 이유는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다.공간의 구조와 설계, 색상, 조명, 소음, 흐름의 질서는 모두 사람의 감정에 작용하는 환경적 요인이다. 2. 실제 연구로 본 ‘공간과 감정’의 상관관계2-1. 국내 연구 사례서울연구원은 2021년 「도시 공간과 이용자의 정서 반응 연구」에서지하철 이용자 500명을 대상으로 역 환경에 따른 정서 반응을 조사했다.그 결과, ‘자연광이 없고 폐쇄감이 큰 역..

건축과 사회 2025.06.27

‘사적인 공공성’ – 왜 우리는 거실 대신 카페에 모이는가?

1. 카페, 거실보다 편한 ‘제2의 생활 공간’이 되다언젠가부터 사람들은 집보다 카페에 더 오래 머무는 삶을 살고 있다.누군가를 만나면 “우리 집으로 와”보다는 “카페에서 보자”가 자연스러운 말이 되었고,혼자 있고 싶을 때도, 조용히 책을 읽고 싶을 때도, 노트북으로 작업을 할 때도 사람들은 카페로 향한다.카페는 이제 단순한 음료 판매 공간이 아니다.대화, 휴식, 관찰, 집중, 회복… 다양한 인간 활동이 유입되는 복합적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했다.우리가 카페를 찾는 이유는 커피 때문이 아니라, 공간의 성격 때문이다.집처럼 편안하지만, 집보다 덜 부담스럽고,공공장소이지만 너무 낯설지 않으며,관계가 시작되고 끝나는 안전한 ‘중간지대’이기 때문이다.이런 맥락에서 카페는 ‘사적인 공공성(private-public..

건축과 사회 2025.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