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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더윅 스튜디오가 다시 디자인한 노들섬 – 한강의 건축적 상상력을 다시 열다

1. 헤더윅 스튜디오, 기계적 도시를 유기적 풍경으로 바꾸는 건축의 마술사토머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이 이끄는 헤더윅 스튜디오(Heatherwick Studio)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건축·디자인 집단 중 하나다. 런던에 본사를 둔 이 스튜디오는 단순한 기능 중심의 건축을 넘어서, 감성적 경험과 조형적 아름다움, 기술과 자연의 조화를 결합하는 디자인 언어로 유명하다. 이들이 추구하는 건축은 직선과 반복으로 구성된 전통적 도시건축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 유기적 형태, 실험적 재료, 공공성과 예술성의 융합을 바탕으로 도시의 풍경을 새롭게 해석한다.대표작으로는 뉴욕 허드슨야드에 위치한 조각형 보행 구조물 '베슬(Vessel)', 싱가포르 난양공대의 러닝허브, 런던의 올림픽 성화대..

건축디자인 2025.06.24

유기적 곡선과 기계적 직선의 대결 – 가우디와 르 코르뷔지에, 두 건축 거장의 본질적 차이

1. 동시대에 태어났지만,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한 두 건축가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는 건축사에 있어 가장 극적인 전환이 일어난 시기였다. 산업혁명과 도시화, 그리고 예술의 근대적 실험들이 건축에도 큰 영향을 미쳤고,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등장한 두 인물이 바로 "안토니 가우디(1852-1926)"와 르 코르뷔지에(1887-1965)"이다. 두 사람은 약 35년의 나이 차이를 두고 살았지만, 활동 시기는 일정 부분 겹친다. 그러나 이들이 바라본 건축의 방향은 완전히 달랐다. 가우디는 자연에서 형상을 얻고, 장식과 구조를 통합한 유기적인 건축을 추구했으며, 르 코르뷔지에는 기능과 기계미를 중심으로 건축을 논리적·합리적으로 조직하려 했다.이 두 사람의 차이는 단지 양식의 차이가 아니라, 세계관의 차이에..

건축가 분석 2025.06.24

신흥시장, 해방촌 달동네의 재탄생 – 슬레이트 지붕 아래 피어난 도시의 감각

1. 낡은 시장 골목이 ‘일상적 문화 공간’으로 바뀌기까지서울 용산 해방촌 안에서도 ‘신흥시장’은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한 공간이었다. 해방 이후 형성된 이 시장은 실향민과 피난민들이 모여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자연발생적으로 만든 공동체였다. 신흥시장은 상가보다도 창고에 가까운 구조였고, 대부분 1층 높이의 판잣집에 슬레이트 지붕이 얹혀 있었다. 비가 새고, 천장이 낮아 낮에도 어두컴컴했던 내부는 지나가는 사람마저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 수십 년 동안 고쳐 쓴 구조물들은 외벽이 들뜨고, 전선은 얽혀 있었으며, 건물의 기능보다는 생존을 위한 공간에 가까웠다.하지만 어느 순간, 이 공간을 다시 바라보는 눈들이 생겨났다. 낡고 어두운 시장 골목이 ‘고쳐 써야 할 대상’이 아니라,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자..

건축디자인 2025.06.24

"연금은 고갈되고 집값은 치솟는다" – 한국형 리버스 주택연금 제도의 필요성

1. 국민연금 고갈과 비정상적인 자산 불균형, 정책은 왜 필요해졌는가?한국 사회는 지금 거대한 구조적 모순 앞에 서 있다. 노후를 보장해주기로 했던 국민연금은 빠르게 고갈되고 있고, 젊은 세대는 더 이상 그 연금마저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1990년대 초만 해도 “국가가 노후를 책임진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2040년대 초반에 연금 기금이 소진될 수 있다’는 보도가 반복되며 국민 불신이 깊어졌다. 한편,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자산은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 상승을 거듭해 왔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 이후로 60대 이상의 고령층은 자녀세대보다 훨씬 더 큰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이런 사회적 맥락 속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주택자산을 활용한 노후보장형 복지 제안’이다. 요지..

건축과 사회 2025.06.24

디아드 청담, 건축의 철학이 사라진 순간 – 아름다움에서 안전함으로 물러선 디자인의 아쉬움

1. 디아드 청담, 기대를 모았던 도시 건축의 상징2024년, 청담동 한복판에 들어설 새로운 건축물 ‘디아드 청담’이 **도미니크 페로(Dominique Perrault)**의 설계라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건축계는 조용히 술렁였다. 그는 파리 국립도서관과 베를린 올림픽 수영장, 인천의 트라이볼 등을 통해 건축을 풍경 속에 스며들게 하고, 구조와 공간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드는 작업을 지속해 온 세계적인 건축가다. 특히 그는 **'비물질성(immateriality)'**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형태보다 감각, 외피보다 흐름을 중시하는 건축 철학을 실현해 왔다. 이 철학은 도시와 건축, 사용자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디아드 청담 역시 이러한 철학의 연장선에 있었다. 건물의..

건축디자인 2025.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