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트리피케이션 2

버려진 건물에 사람이 모이는 이유 – 낡은 것의 미학과 건축적 장소성

1. ‘쓸모없음’이 사람을 끌어당긴다?사람은 원래 새 것을 좋아한다.깨끗한 벽, 반짝이는 유리, 최신 트렌드가 반영된 카페와 쇼핑몰.그런데 요즘 도시의 핫플레이스는 이상하다.사람들은 오히려 낡고 버려진 공간에 더 모인다.폐공장, 기차역, 창고, 옛 관공서…이제 ‘쓸모없음’이 도시의 새로운 쓸모가 되어가고 있다.이 현상은 단지 유행이 아니다.건축적으로도, 도시적으로도, 그리고 심리적으로도매우 뚜렷한 현상이며 분석 가능한 흐름이다.2. 서울 곳곳의 예시 – 버려졌던 공간에 다시 불이 켜졌다서울에는 한때 사람의 기억에서 사라졌던 공간들이 많다.그러나 몇몇은 새롭게 변했고, 낡음 그 자체로 매력이 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2-1. 문래창작촌 – 철공소 위에 예술이 피다문래동은 원래 서울의 대표적인 금속·기계 산업..

건축과 사회 2025.06.28

신흥시장, 해방촌 달동네의 재탄생 – 슬레이트 지붕 아래 피어난 도시의 감각

1. 낡은 시장 골목이 ‘일상적 문화 공간’으로 바뀌기까지서울 용산 해방촌 안에서도 ‘신흥시장’은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한 공간이었다. 해방 이후 형성된 이 시장은 실향민과 피난민들이 모여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자연발생적으로 만든 공동체였다. 신흥시장은 상가보다도 창고에 가까운 구조였고, 대부분 1층 높이의 판잣집에 슬레이트 지붕이 얹혀 있었다. 비가 새고, 천장이 낮아 낮에도 어두컴컴했던 내부는 지나가는 사람마저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 수십 년 동안 고쳐 쓴 구조물들은 외벽이 들뜨고, 전선은 얽혀 있었으며, 건물의 기능보다는 생존을 위한 공간에 가까웠다.하지만 어느 순간, 이 공간을 다시 바라보는 눈들이 생겨났다. 낡고 어두운 시장 골목이 ‘고쳐 써야 할 대상’이 아니라,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자..

건축디자인 2025.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