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탈리스트》, 건축가가 본 영화 – 콘크리트로 감정을 설계한 남자의 이야기
1. ‘설계자’가 아닌 ‘기록자’로서의 건축가건축가로서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가장 크게 다가온 건주인공 라즐로 토스가 결국 공간을 설계한 사람이 아니라, 시대를 기록한 사람으로 보였다는 점이다.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폐허가 된 유럽에서미국이라는 신대륙으로 건너온 이민자이자 예술가다.그가 처음 미국 땅을 밟았을 때 받은 인상은,“이곳에 나의 언어를 짓는 게 가능할까”라는 질문이었다.건축은 철저히 ‘현실적’인 작업이다.건축가는 꿈을 꾸지만, 그 꿈은 법과 예산, 사회적 맥락 안에서수없이 꺾이고 깎인다.라즐로는 바로 그 ‘깎여 나가는 과정’을,브루탈리즘이라는 양식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현한다.그가 설계하는 콘크리트 건물은차갑고 거칠고 무겁다.하지만 그 벽면 안에는그가 겪은 전쟁의 공허, 이주민으로서의 불안..
건축가 분석
2025. 7. 6. 12:17